6 편. 민수의 두 번째 회귀 - 비행기 추락(2)
-민수의 시점-
숨이 턱 막히는 느낌. 다시 한 번 비행기 안이었다. 창밖은 어두웠고, 기내의 비상등이 깜빡거리고 있었다. 그는 숨을 고르려 했지만, 가슴만이 심하게 요동쳤다.
‘또 다시.. 돌아왔다. 이번이 두번째인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죽음을 맞이했지만, 다시 깨어난 곳은 비행기 추락 직전이었다. 주위의 비명소리도, 흔들리는 기체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더 이상 현실에 집중할 수 없었다. 이 반복되는 죽음과 회귀 속에서, 그의 의식은 점점 과거로 침잠했다. 그의 눈앞에 떠오른 것은 자동차 사고의 기억이었다.
밤이었다. 비가 내렸다. 자동차 유리에 맺힌 빗방울들이 가로등 불빛을 받아 일렁이고 있었다. 민수는 운전대를 잡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었다. 조수석에는 아내가 앉아 있었다.
"아이들 대학 등록금 문제는 어떻게 할 거야?"
아내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어디선가 불안함이 묻어 있었다. 민수는 한 손으로 핸들을 쥔 채, 무거운 한숨을 내쉬었다.
"장학금 신청하면 된다고 했잖아. 아직 가능성 있어."
"그게 확실한 건 아니잖아. 당신도 알잖아, 요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알아.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어?"
그는 피로에 찌든 얼굴로 사이드미러를 확인했다. 도로는 미끄러웠고, 앞 차량의 후미등이 붉게 빛나고 있었다. 빗소리와 와이퍼가 움직이는 소리가 차 안을 가득 채웠다.
"우리, 다시 대출 받을까?"
그 한 마디가 그의 머리를 무겁게 짓눌렀다. 대출. 이미 빚은 감당하기 힘들 만큼 불어났다. 그는 답을 하지 못한 채, 그저 도로를 주시하며 속도를 줄이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다.
그러나—
차량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순간적으로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는 다시 브레이크를 깊게 밟았지만, 차는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오히려 미끄러지듯 앞으로 내달렸다.
"뭐야…?"
"왜 그래?"
아내가 그의 표정을 보고 불안하게 물었다. 민수는 비로소 패닉에 빠졌다.
"브레이크가 안 먹혀."
"뭐라고?!"
그는 급히 기어를 조작하고,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당겼다. 하지만 차는 속도를 줄이기는커녕 더욱 불안정하게 요동쳤다. 시야는 점점 좁아졌고, 앞 차량과의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었다.
"피해!"
아내가 소리를 질렀지만, 민수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도로는 젖어 있었고, 차선을 급하게 변경하면 미끄러질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그대로 두면 앞차와 정면충돌할 것이 분명했다. 그는 핸들을 세게 꺾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뒤틀렸다. 그는 어딘가로 튕겨 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아내의 비명이 희미하게 들렸다. 충격이 몰려오면서 의식이 가물거렸다.
비행기 안이었다.
민수는 여전히 좌석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은 여전히 사고 속에 있었다. 현실과 과거가 뒤섞이며 그의 정신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사고 직후, 그는 살아남았다. 하지만 아내는…
비행기는 격렬하게 흔들렸고, 승객들은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민수는 그 소리가 멀게만 느껴졌다.
그는 과거 속에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현재를 바꿀 수 없었다.
괜시리 남은 하나의 다리마저 저려오는 느낌이 들었다.
민수는 다시 공항 터미널로 되돌아왔다. 보안 검색대를 지나고, 체크인 카운터를 통과하고, 택시에서 내리고, 호텔 로비를 지나 객실로 향했다. 그의 몸은 저절로 움직였지만, 마음은 그 자리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호텔 방으로 들어서자 몸이 침대로 기울었다. 다리가 저릿했고, 머리는 무겁게 짓눌리는 듯했다. 그는 이불을 덮고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번에도, 다시 돌아가는 걸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숨이 막혔다.
질식의 감각이 덮쳐왔다. 공기가 폐로 들어오지 않았다. 뜨거운 열기가 몸을 감싸고, 목 안이 타들어 갔다. 그는 본능적으로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마치 투명한 손이 그를 억누르는 것 같았다.
민수의 세 번째 회귀의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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